'일상의 기억'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20.06.07 할아버지
  2. 2012.12.22 대선, 그리고 프랜시스 후쿠야마
  3. 2011.04.15 옛날 운정역
  4. 2010.10.27 일리 캡슐커피
  5. 2010.06.04 세대별 투표
  6. 2009.12.08 연구소
  7. 2009.12.08 개발의 현장
  8. 2009.12.08 티스토리 블로그 개설

할아버지

일상의 기억 2020. 6. 7. 14:25

집앞에 있는 편의점에 담배 사러 갔더니 직원이 화장실 다녀 온다고 문이 닫혀 있다. 미리 온 네다섯살 정도의 아이와 아이 아빠가 있다. 화장실 간 모양이네 하며 혼자 중얼거렸더니, 아이 아빠가 “할아버지가 화장실 갔다고 하잖아”하며 아이을 달래며 집으로 돌아간다. 그 할아버지가 바로 나를 가리켰다는 사실이 10초 후에 벼락처럼 머리를 때린다. 평생 처음 누군가에게 “할아버지”라는 말을 들은 날. ㅠㅠ 새로 산 무선 이어폰이 어떻게 걸려 있는지 찍어본 사진. 사진 속의 남자는 영락없는 할아버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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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eani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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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공학과 관련된 윤리적 이슈에 대한 미국의 보수적 정치학자 프란시스 후쿠야마의 분석 중 한 부분입니다. 어제 대선 결과를 보고 갑자기 이 구절이 생각나서 옮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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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공학을 통한 생명연장은 선진국의 뚜렷한 출생률 감소와 맞물려, 사회적 위계질서의 관리와 관련한 사회의 내부 구조에 극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위계적 행동은 인간의 본성에 내재하는 것으로 사회적 위계는 결코 제거될 수 없는 성격을 띤다. 인류는 가장 가까운 영장류와 마찬가지로 본질적으로 지위를 의식하는 동물이며 유년기에서부터 당혹스러울 정도로 다양한 지배적 위계질서 속에서 스스로를 조직한다. 이러한 위계질서는 대부분 연령에 따라 서열이 매겨진다. 많은 사회에서 연령이 신체적 용감함, 학습, 경험, 판단, 성취 등과 관련하는 한에서는 연령에 따른 위계질서는 주로 기능적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일정한 연령을 넘어서면, 나이와 능력의 상관관계는 역전되기 시작한다. 역사적으로 기대수명은 대부분 40대나 50대에 머물렀기 때문에, 사회는 정상적인 세대 간의 계승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19세기 후반에 들어와서야 고령자가 점점 많아지면서 강제 정년이 광범위하게 실시되었다.
생명연장은 기존의 연령에 따른 위계질서에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하게 된다. 위계질서는 기본적으로 피라미드 구조를 가정하기 때문이다. 밑에서 대기하는 경쟁자들은 이전 세대의 죽음을 통해 상위서열로 올라가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인위적 제약을 통해 가령 모든 사람은 65세가 되면 은퇴할 ‘권리’가 있다는 식의 광범위한 믿음을 통해 촉진된다. 그러나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70, 80대까지 생존해서 일을 하게 된다면, 이전 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길을 비켜주는 자연적인 경향은 붕괴되고 3세대, 4세대, 심지어 5세대가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미 종신직 제한에 관한 헌법상의 규정이 전무한 권위주의적 정권에서 세대 간 계승 지연이 미치는 끔찍한 결과를 보아왔다.
좀 더 민주적인 능력주의 사회에서는 전성기가 지난 지도자나 사장, CEO를 제거하는 제도적 메커니즘이 존재한다. 그러나 문제는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 문제는 위계질서의 최상위 집단이 지위나 권력을 잃고 싶어 하지 않으며, 종종 상당한 권력을 이용해 자신들의 지위를 보호한다는 사실에 있다, 따라서 개인적인 차원에서 그들을 제거하려고 애쓰기 전에 연령과 관련된 능력의 감소를 공정한 형태로 선언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나이와 관련해 수많은 정치적 공정성(political correctness)이 존재한다. 이제 연령차별은 편견의 배척이라는 신전에 입장해 인종차별주의, 성차별주의등과 나란히 자리를 잡고 있다. 그러나 세대 간 계승이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많은 이유가 있다. 그 가운데 중요한 이유는 세대 간 계승이 진보와 변화를 가져오는 중대한 원동력이라는 점이다. 그 이유는 자명하다. 동일한 연령집단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대공황, 제2차 세계대전, 성혁명과 같은 주요한 인생의 사건들을 함께 경험하기 때문이다. 일단 사람의 인생관이나 기호가 이런 경험에 의해 형성되면 작은 부분에서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지만, 근본적인 시각을 바꾸기는 매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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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세대 간 골이 이렇게 깊이 나타나는 것은 비단 급속한 노령 사회화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기술발전에 따른 급속한 변동은 역사에서 전례를 찾을 수 없는 수준으로 점점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인류가 10만년 동안 겪었던 변화보다 더 급속한 사회문화적 변화를 우리는 10-20년 사이에 겪고 있습니다. 50년 전이라면 아무리 세대가 달라도 세상에 대한 기본적 경험 공간이 비슷했지만, 이제 젊은 세대와 노령 세대는 문자 그대로 서로 전혀 다른 경험적 세계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즉 이들은 전혀 다른 기준과 가치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서로 이질적인 인류들입니다. 이런 경향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악화되겠지요. 이때 과거의 프레임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미래 세대의 운명을 결정짓는 일은 결코 아름답거나 바람직해 보이지 않습니다. 현재를 이루어낸 과거 세대의 노고를 존중하는 일과, 앞으로 미래세대가 살아가야 할  바람직한 미래의 프레임이 무엇일지를 결정하는 일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 생각합니다. 이는 우리들이 노령 세대가 되어도 마찬가지이겠지요. 이번 선거 결과를 보면, 나이에서 오는 지혜로운 충고가 아니라 거의 노추에 가까운 독선과 아집을 보는 것 같아 착잡합니다. 아름답게 물러날 때를 아는 것이 어쩌면 나이가 줄 수 있는 경륜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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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운정역

일상의 기억 2011. 4. 15. 06:43
2007년 4월 14일 다른 블로글에 올렸던 글과 그때 찍어둔 사진이다. 이제는 경의선의 복선화되고, 사진 속의 운정역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 사이에 직장도 바뀌어, 이제는 서울역이 아니라 신촌역에서 하차한다. 지금은 임시역사이지만 새로운 운정역이 6월이면 완공된다고 하니, 그때의 사진과 아래의 사진을 비교하면 정말 상전벽해일 것이다. 그와 함께 나도 늙어 간다는 것. ㅠㅠ


"대학교를 다닐 때 신촌역에서 경의선을 타고 백마로 놀러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곳에 지금은 일산 신도시가 들어섰지요. 당시만 해도 백마라는 곳이 신촌에서 한참 떨어진 시골이었습니다. 운정역은 백마역에서 일산과 탄현을 지나면 나오는 역입니다. 역사가 아직도 양철지붕으로 되어 있는 간이역입니다. 넉넉하게 생긴 역장님이 한 분 계시고, 퇴근해서 돌아오는 사람들에게 '허이'하며 손을 들어 맞이해 주는 곳입니다. 자동차를 몰고 다니는 것이 여러모로 너무 낭비라는 생각이 들어, 지난 주부터 기차로 출퇴근을 하고 있습니다. 왜 진작에 기차를 탈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후회가 들 정도로 기차 통근은 매일 매일이 즐거운 여행입니다. 일단은 책이나 영화를 보면서 교외 풍경을 구경하며 지나가는 것이 사람을 넉넉하게 만들어 줍니다. 서울역에서 학교까지는 매일 걸어다니는데 따로 시간을 내어서 운동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문제는 황사와 매연입니다. 가능한 매연을 피해보려고, 지금은 만리동 고개 귓골목을 지나서 걸어다니고 있습니다. 경의선 복선화 공사가 끝나고 나면, 정겨운 운정역도 아마 근대식 역사로 바뀌면서 지금의 통근 열차라는 것 자체가 없어지겠지요. 전에는 하루라도 빨리 경의선 공사가 끝나기를 기다렸는데, 지금은 왠지 그날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서운한 감정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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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의 아침을 즐겁게 해 주는 이티 같이 생긴 이 놈. 일리 캡슐 커피 머신 Francis Francis x7. 캡슐커피로 손쉽게 에스프레소를 뽑아서 만든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맛이 너무 상쾌하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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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방 선거도 최근의 몇몇 선거와 마찬가지로 세대별 투표 성향이 중요한 변수 중의 하나였다. 시간이 갈수록 한나라당에 미래가 없음을 보여주는 지표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20대와 30대의 성향 차이가 눈에 들어온다. 이 표로 판단할 경우, 20대가 30대보다 훨씬 더 보수적이다. 20대의 정치적 성향에 대한 일반적인 인상이나 추측이 통계적으로도 확인되는 느낌이어서 조금은 우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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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일상의 기억 2009. 12. 8. 17:32
오늘 낮에 잠시 눈이 내렸다. 연구실 창문으로 봤을 때는 펑펑 내리는 것 같았는데 조금 오다 그쳤다. 담배 한 대 피우며 젖어있는 연구소의 건물을 찍어 보았다. 연구소 앞에는 몇백년은 된것같은 커다란 나무가 두 그루 있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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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의 현장

일상의 기억 2009. 12. 8. 12:52
운정역의 승강장 모습. 조그만 간이역사는 이제 사라지고 현대식 역사의 공사가 한참이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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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탐구를 티스토리에서  다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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