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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9.24 김재권과 물리주의
  2. 2011.08.26 켐브릿지사건




김재권과 물리주의  

하종호 외| 아카넷| 2008.04.07 | 302p | ISBN : 9788957331194  



현대 철학의 거장 김재권, 그의 최신 철학을 토론하다! 
이 책은 ‘속성 예화 이론’, ‘심물 수반론’ 등 심리철학 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이론들을 제시해온 세계적 석학 김재권의 최신 철학을 심리철학에 정통한 국내 연구자들이 다양한 시각에서 면밀하게 살핀 책이다. 김재권은 대우재단과 한국학술협의회가 주최하는 석학연속강좌의 제1회 강연을 맡아 자신의 철학을 갈파하였고, 이러한 성과를 2007년 아카넷에서는 석학연속강좌 시리즈 중 하나인 『물리주의』로 출간한 바 있는데, 이번 책 『김재권과 물리주의』는 그러한 기획들의 연장선상에 있다. 2008년부터 대우재단과 한국학술협의회에서는 석학연속강좌의 결과물 출간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그 성과들을 국내 학계가 공유하고 더욱 진전시킬 수 있도록 강좌 내용을 중심 테마로 국내 학자들의 연구를 유도하고 그 성과를 묶어 책으로 펴내기로 하였는데, 그 첫 권이 바로 이 책이다. 

국내 대표적 심리철학자들이 집중 조명한 김재권의 물리주의 
이 책은 김재권의 최신 철학의 쟁점들을 하나하나 짚어보고 『물리주의』에 담긴 김재권의 이론과 사상을 토론하는 글들로 구성되어 있다. 심리철학에 정통한 연구자 10명이 김재권 심리철학의 이론적 배경과 기반뿐 아니라 그 성과와 문제점, 과제를 다양한 시각에서 면밀하게 살피고 있어서 현대 철학의 선단인 심리철학의 핵심 쟁점은 물론 발전 방향까지 알 수 있다. 

이 책은 크게 ‘심성과 인과’, ‘환원과 물리주의’의 측면에서 김재권의 이론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책의 전반부에는 심성과 인과의 문제에 집중한 글들이 실렸다. 

먼저 이좌용(성균관대 철학과 교수)은 인과력을 지닌 모든 정신 유형이 물질 유형으로 환원될 수 있다는 김재권의 주장에 이의를 제기하며 우리의 결심, 의욕, 감각적 특질 등은 인과력을 지녔지만 그 본질적 주관성을 배제하지 않는 한 물리적으로 환원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김선희(건국대 교양학부 교수)는 김재권이 지향적 마음과 현상적 마음에 대해 상이한 인과 모델을 수용함으로써 발생한 두 영역의 간극에 대해 논의한다. 그리고 이런 간극은 김재권이 생각했던 것처럼 사소한 것이 아니라 훨씬 심각한 것임을 지적한다. 선우환(연세대 철학과 교수)은 김재권의 배제 논변이 인과 개념과 관련하여 그다지 중립적인 기반 위에 서 있지 않음을 논증함으로써, 이 논변이 취약한 기반에 서 있음을 밝힌다. 또한 하종호(고려대 철학과 교수)는 김재권의 인과적 배제 논변을 옹호하는데, 김재권에 대한 강력한 반론으로 대두된 베넷의 인과적 양립주의 논변의 논리적 결함을 지적함으로써 배제 논변의 건재함을 입증한다. 

책의 후반부는 환원과 물리주의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홍창성(미국 미네소타주립대 철학과 교수)은 김재권의 이론이 불완전함을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유형 물리주의가 김재권이 지적한 만큼 많은 문제를 갖고 있지는 않음을 입증해 보인다. 최훈(강원대 교수)은 김재권의 수반 논변을 통해 조건부 환원주의가 구체적으로 어떤 주장인지 살펴보면서 그의 조건부 환원주의가 개체 차원에서는 성공할지 모르지만 종에 제한해서나 종을 넘어선 총체적 차원에서는 실패함을 논증한다. 이종왕(영남대 철학과 교수)은 김재권의 기능적 환원이 직면하는 몇 가지 문제점을 검토한다. 정대현(이화여대 철학과 명예교수)은 김재권이 물리주의를 인과 개념에 근거시키고 인과관계를 그의 사건론에 정초시킨다는 점을 비판한다. 백도형(숭실대 철학과 교수)은 김재권의 최신 입장을 약한 물리주의 입장으로 후퇴한 것으로 보고 그가 굳이 그렇게 어정쩡하게 약한 물리주의 입장을 취한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신상규(숙명여대 의사소통센터 교수)는 김재권이 인과적 배제 논변을 통하여 비환원적 유물론을 공격한다고 보고 그러한 기능적 환원주의는 일종의 심성 비실재론이라고 비판한다. 

심리철학에 정통한 국내 연구자들이 내놓은 이 연구 성과는 김재권 철학에 대한 총체적 전망을 보여줌으로써 심리철학, 더 나아가 철학 연구의 성장과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비판과 옹호를 넘어, 한 거장 철학자에 대한 존경과 관심에서 비롯된 각 글들은 우리 철학계뿐 아니라 지식사회 전체의 연구 풍토를 고양하는 데도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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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1부 심성과 인과 

제1장 인과성과 환원.이좌용 
1. 조건부 환원 
2. 배제와 폐쇄 
3. 환원적 설명 
4. 속성과 개념 
5. 환원의 의미와 한계 
6. 인과성의 두 개념 

제2장 김재권의 심성 인과론의 문제 : 두 마음의 간극.김선희 
1. 서론 
2. 배제 논변과 심성 인과의 두 가지 모델 
3. 심성 인과의 환원 모델 : 지향적/기능적 마음 
4. 심성 인과의 부수현상 모델 : 현상적 마음 
5. 지향적 마음과 현상적 마음의 간극이 일으키는 문제 

제3장 배제 논변과 심적 인과.선우환 
1. 김재권의 배제 논변 
2. 과잉결정 대안 
3. 배제 논변이 기반하는 인과 개념 
4. 결론 

제4장 인과적 배제의 문제와 인과적 양립주의.하종호 
1. 메커니즘의 착상 불가능성 
2. 동시적이면서 법칙적인 동치자 
3. 인과적 배제 
4. 인과적 양립주의 
5. 인과적 양립주의 논변의 오류 

2부. 환원과 물리주의 

제5장 유형 물리주의와 기능주의 환원론의 만남.훙창성 
1. 환원하는 이유 
2. 김재권의 기능주의 환원론과 그 결론 
3. 퍼트남의 존재론적 전회와 기능주의의 존재론적 오류 
4. 유형 동일론과 기능주의 환원론의 만남 
5. 새로운 존재론의 시도 

제6장 김재권의 조건부 환원주의.최훈 
1. 서론 
2. 수반 논변과 기능적 환원 
3. 사례 차원의 인과 
4. 총체적 고통과 국지적 고통 
5. 결론 

제7장 기능적 환원과 물리주의.이종왕 
1. 서론 
2. 기능적 환원에 대한 동의 
3. 기능적 동일론 
4. 국지적 심신 동일론 
5. 명료화되어야 할 의문들 
6. 결론 

제8장 물리주의와 사건 동일성.정대현 
1. 문제 제기 
2. 데이비드슨의 사건 기술성 논변 
3. 김재권의 사건 반기술성 논변 
4. 사건의 동일성과 동인성 
5. 후기적 관찰 

제9장 철저하지 못한 물리주의.백도형 
1. 서론 
2. 환원되지 않는 부수현상, 감각질 
3. 존재 계층 실재론과 진리 대응설 
4. 결론 

제10장. 비환원적 유물론은 과연 신화인가?.신상규 
1. 비환원적 유물론이란? 
2. 인과적 배제 논변 
3. 김재권의 기능적 환원주의 
4. 기능적 환원주의의 난점들 
5. 거의 충분한 비환원적 유물론 

필자 약력 

Posted by deani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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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 얼마전 김재권님의 수반철학에 대한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 철학과 현실사에서 나온 <수반과 심리철학>(철학과 현실사,1994년)이란 김재권님의 논문집이였던 걸로 기억하고요.
> 그러나 비인관적 연관이란 주제가 흥미있어 읽으려고 노력은 했지요. 그중 가장 궁금한 것이 거의 매논문마다 켐브리지사건이란 것이 나오던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 캠브릿지 사건 또는 캠브리시 변화에 대해 그래도 가장 구체적인 설명이 있는 곳을 인용해 보겠습니다. 위의 책 50쪽에 나오는 구절인데요,
>
>한 F-사건은 피터 기치가 다소 냉소적으로 "단지 캠브리지 변화"라고 부른 것의 전형적인 예이다. 만일 어떤 대상에 대해 한 때는 참이지만 나중에는 거짓인 술어가 있으면, 한 "캠브릿지 변화"가 발생했다고 말해진다.(기치에 따르면, 이것은 러셀과 맥타가아트같은 저명한 캠브리지 철학자들에 의해 옹호된 "변화"의 기준이었다.)따라서 모든 진정한 변화는 캠브리지 변화이지만-최소한 술어에 의해 표상가능한 것들-그것의 역은 분명히 참이 아니다.


답변:
캠브리지 사건은 김재권의 논문집 Supervenience and Mind의 두번째 논문인 "Noncausal Connection"에 언급되어 있군요. 먼저 이 논문의 전체적인 맥락을 살펴보면, 김재권은 사건이나 상태간에 비인과적인 결정관계가 성립함을 주장하며, 이러한 비인과적 관계의 다양한 구조를 살피고 있습니다. 흔히 보편적 결정론이라 할때, '모든 사건은 원인을 갖는다'라는 식으로 기술되어, 사건간의 결정관계는 전부 인과적인 것이라 치부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김재권은 비인과적으로 이해하여야 하는 사건간의 다양한 관계가 존재하며, 이런점에서 세계는 인과적 결정론의 그림보다는 훨씬 복잡하게 얽혀있다고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러한 비인과적 결정관계들은 여전히 결정론의 주장안에 포섭될 수 있어서, 인과적 결정론과는 다른 방식으로 결정론을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김재권은 '소크라테스의 죽음'과 '크산티페가 과부가 됨'이라는 두 사건간에 성립하는 관계를 비인과적 결정관계의 대표적인 예로 들고 있습니다. '크산티페가 과부가 됨'이 '소크라테스의 죽음'에 의해 결정되는 관계를 그는 '캠브리지 의존(dependence) 혹은 결정(determination)'이라고 부르고, '크산테페가 과부가 됨'이라는 사건을 '캠브리지 사건(event) 혹은 변화(change)'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 논문이 전하는 바에 의하면 '캠브리지 변화'는 피터 기치가 사용한 용어인데, 어떤 한 대상이 있을때, 한 시각에 어떤 술어가 그 대상에 참으로 적용되고, 다른 시각에 거짓이라면(적용되지 않는다면), 그 대상에 '캠브리지 변화'가 일어났다고 말해집니다. 기치(Geach)는 대상에 대한 술어의 적용여부를 '변화가 일어났는지'에 대한 규준으로 삼는 이런 생각이 러셀이나 맥타가르트 같은 캠브리지 철학자들에 의해 옹호되었기 때문에, 약간은 비꼬기 위해 이런 용어를 선택했다고 합니다. 변화에 대한 이런 규준이 우리가 갖고 있는 일상적인 변화의 개념과 얼마나 동떨어진 것인가는, 다음과 같은 김재권의 예를 보면 명확해집니다. 어떤 장소에 A라는 대상이 있고 이 대상을 불로 가열한다고 합시다. A가 있는 장소에서 남쪽으로 50km 떨어진 곳에 B라는 대상이 있고, 우리는 B에 대하여 순전히 A와의 관계에 의해서만 그 적용의 참 여부가 결정되는 속성(혹은 관계)술어 F를 고안할 수 있습니다. 가령, 남쪽으로 50km 떨어진 곳에 어떤 대상이 불로 가열되고 있을 때만 술어 F는 대상 B에 참으로 적용된다는 식으로 술어 F의 진리조건을 기술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A가 불로 가열되는 시점에, 술어 F는 B에 참으로 적용되기 시작하여, 캠브리지 철학자들의 규준에 의하면 대상 B에 변화가 일어났다고 말해야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직관에 따르면,B에는 실질적인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고 단지 A에 대해 성립하는 순전한 관계적 성질만 바뀌었을 뿐입니다. 기치는 이런 변화를 '단순한 캠브리지 변화'라 불렀다고 합니다. 이렇게보면 캠브리지 변화는 우리의 일상적인 (실제적;real) 변화의 개념보다는 훨씬 넓은 개념이 되어 버립니다. 모든 실질적인 변화는 캠브리지 학자들의 규준에 의해서도 변화로 인정되지만, 그 역은 성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캠브리지 변화는 "대상에 발생하는 실질적인 변화 + (단순한 캠브리지 변화라 부를 수 있는) 순전히 관계적 속성의 변경에 동반하는 변화" 정도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은가 쉽네요.

(과연 러셀같은 이가 이런 비판을 쉽게 수용할지는 의문입니다. 변화의 규준으로 사용될 수 있는 술어들에 어떤 제한을 덧붙이는 식으로 이런류의 비판을 논박하려 하지 않을까요? 그렇게 되면 그러한 술어들을 분류하는 기준이 문제가 될 것이고, 순환성이나 논점 선점의 오류등 여러가지 복잡한 문제가 제기되겠지요.)


어쨌던 김재권은 '캠브리지 변화'라는 개념을 기치로부터 빌려와서, 실제적인 변화를 동반하지 않는 '캠브리지 변화' 즉'단순한 캠브리지 변화'에 기초하는 사건간의 의존, 결정 관계를 '캠브리지 의존 혹은 결정' 관계라고 부르고, 캠브리지 의존관계에 의하여 발생하는 사건을 '캠브리지 사건'이라고 부르고있는 것 같습니다. '소크라테스의 죽음'이라는 사건에 대해 '크산티페의 과부가 됨'이라는 사건이 의존하는 방식이 바로 그런한 결정관계라는 것이지요. '크산티페가 과부가 됨'이라는 사건은 크산티페라는 대상에 아무런 실제적 변화가 없이 단지 소크라테스에 대해 갖는 관계적 속성에 의해서만 결정되고 발생하는 사건입니다. 그런 점에서 '크산티페의 과부가 됨'은 '소크라테스의 죽음'이라는 사건에 '캠브리지 의존'하여 결정되는 '캠브리지 사건'이 됩니다. 김재권은 이러한 의존, 결정 관계는 의연히 비인과적인 결정관계로서, 인과적 관계와 더불어 세계 혹은 사건의 구조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과부'라는 속성은 사회적 규약에 의해 성립하는 관습적 속성입니다. 이러한 속성이 존재론적인 차원에서 기초적인(basic)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여러 물리적 성질들과 함께 동열로 취급받아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을 것 같습니다. 김재권은 이 논문의 결론부분에서 '기초적인 사건', 혹은 '실제적인(real) 사건' 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과부됨'이라는 것이 과연 하나의 사건으로 취급되어져야 하는가 등등의 질문을 모두 오픈되어있는 질문으로 남겨둡니다. 그런데, 이런 질문들을 먼저 답하지 않고, 다시 말해서 '캠브리지 사건'이라는 것이 정말 세계를 구성하는 실제적인 사건인지를 논하지 않고, 이러한 캠브리지 사건 혹은 의존관계가 인과적 관계와 마찬가지로 세계 혹은 사건간의 관계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는 주장은 뭔가 모르게 조금 공허해 입니다.)

(2000/08/28)

Posted by deani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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