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 투칸

디지털 라이프 2012. 4. 22. 12:10

최근 연구실의 시스템을 정리하고 헤드파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집에 있는 시스템부터 먼저 세팅을 하게 되었다. (스베트라나2 + 블라델리우스) 원래는 이 세팅을 학교 연구실에 두려고 했지만, 스베트라나2의 프리기능때문에 집에 있는 MC15에 물렸다. 학교에는 임시로 뮤피의 M1 HPA를 가져다 두었지만 갑자기 장터로 방출되는 바람에, 헤드폰을 물릴 시스템이 연구실에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 발생했다. 


이때 관심을 갖게 된 물건이  영국 코드사에서 나온 헤드폰 앰프 투칸이다. 마음 같아서는 그레이스 디자인의 m902 정도로 가고 싶지만, 아직은 중고가도 160만원 정도여서 부담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눈에 들어온 것이 투칸 헤드폰 앰프. 이 놈도 신품가는 160만원(800영국파운드)이 넘는 물건이다. 그런데 국내의 모 사이트에서 싼 가격에 대량의 공동구매가 이루어졌고 일부 제품에 화이트노이즈가 심하다는 불만이 제기되면서, 매우 싼 가격(50만원 초반대)의 중고 물건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마침 중고 시장에 좋은 가격으로 물건이 하나 나와 있어 구입을 했다. 판매자에게 화이트노이즈 여부를 물으니 3시방향 이후에서 약간 있단다. 조금 불안하긴 했지만, 가격이 워낙 좋아서 나중에 다시 방출을 할지언정 일단 들어보기로 했다. 



밤 늦게 들어와 HD800을 물리고 음악을 들어본다. 그런데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소리가 난다. 이 정도 소리이면 가격 대비 대박 물건이다. 갑자기 이 놈을 구입한 중고가격이 너무 황송스럽다. 음량을 이리저리 돌려보지만 화이트노이즈도 거의 들리지 않는다. 아마 집안으로 들어오는 전원 품질의 영향을 받는 것일지 모르겠고, 음원의 녹음 상태에 따라서 화이트노이즈가 민감하게 들릴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내장 usb의 성능은 원래 가격을 생각하면 긍정적 평가를 내리기 힘들지만, 내가 산 중고 가격에서는 불만을 제기하기 어렵다. 그런데 usb를 직결로 물렸을때 음량이 조금 작다. 그러다 보니 어느 정도 큰 소리로 음악을 들으려면 볼륨 노브를 12시 이후 방향까지 돌려야 한다. Emi Fujita가 부른 desperado를 들으면서 볼륨을 끝까지 돌려도 조금 큰 정도의 소리가 날 뿐이다. 미치도록 크게 음악을 듣고 싶은 사람이라면 답답할 수준이지만, 내가 주로 듣는 수준의 볼륨은 충분히 내어준다. 내장 usb의 입력단이 16비트 44kHz만 지원한다는 것도 단점이다.


그런데 투칸은 언밸런스 rca와 밸런스단 입력을 가지고 있다. 광이나 동축 입력은 지원하지 않는다. 블라델리우스 dac가 rca 출력만을 지원하니, 만일 다른 ddc나 dac를 투칸과 쓰려고 한다면 블라데리우스가 딱이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친 김에 블라델리우스를 투칸의 rca 입력에 물려보았다. 음악을 트는 순간 나도 모르게  "헐" 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건 정말 대박 수준이다. 스베트라나2 조합과 비교할 때 호불호의 문제이지, 수준의 문제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스베트라나의 소리가 조금 더 따뜻하고 울림이 있다면, 다이내믹스는 투칸이 앞서는 느낌이다. rca입력에서는 볼륨도 크게 나와서 9시 방향에서도 상당히 크게 들린다. 


갑자기 투칸의 중고가가 왜 이렇게 떨어졌는지 궁금함이 생긴다. 아마도 헤드폰과의 매칭 문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어쨌든 덕분에 나는 저렴한 가격으로 연구실 헤드파이 시스템을 갖추게 된 셈이다. 당분간은 투칸 usb 직결로 듣다가, 투칸에 물릴 dac나 하나 구해보아야겠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헤드파이를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현 장터 수준 시세의 투칸이라면 최선의 선택이 아닐까 싶다.


'디지털 라이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젠하이져 모멘텀  (0) 2012.12.23
NX20  (0) 2012.09.23
스베트라나2  (1) 2012.04.09
DAC 비청기  (0) 2012.04.08
사라지다 dac  (0) 2012.04.07
Posted by deanim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