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5P에 도저히 정을 붙일 수 없어서, 심한 손해를 보고 내쳤다. T1을 살 요량으로 이어폰삽으로 가서 몇가지 청음을 해 보았다. 역시 T5P보다는 T1이 내 취향에 더 맞다. 내친 김에 AKG의 K701, 젠하이저의 HD600까지 들어본다. 예상외로 HD600은 별로이고, K701이 시원한 소리를 내어준다. 600은 저음이 부담스러운 것 같고, K701은 맑은 중고음과 공간감감이 좋지만 저음은 조금 부족하다. 그런데 옆에 따로 독립된 칸을 만들어서 HD800 이 있다. 뭔가 모르지만 시원한 소리가 나며 공간감이 어마어마하다. 인터넷에서 본 평이 과장이 아니다. 소스가 아이폰이었기에여 정확한 실력은 가늠할 수 없지만, T1에 비해 더 풍부한 소리를 내어주는 것 같고, HD600에 비해 훨씬 듣기 좋은 저음을 들려준다. 해상도나 명료함은 T1이 앞서는 것 같지만, 음악을 편하게 듣기에는 HD800이 나아보인다. 허걱. 그런데 가격이 T1보다 HD800이 40만원이 비싸다. 왠지 T1을 지르면 HD800 이 계속 생각날 것 같아서, 결국 구매를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집으로 와서 인터넷을 검색하니, 내가 T5P를 판 가격대에  HD800 매물이 올라와 있다. 외관에 약간 기스가 나서 B급이지만 소리는 이상없단다. 저녁 시간에 1시간을 달려가서 그 놈을 가져왔다. 집에 있는 HP100앰프에 물리니 처음에는 소리가 약간 허전하게 들린다. 게인을 올리니 그때서야 비로소 제대로 된 소리가 난다. 한 밤중에 음악을 세 시간 내리 들었지만, 귀가 그렇게 피곤하지 않다. 외관은 조금 상처가 있지만 사용하다 보면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다. 이것을 전화위복이라 해야 하나. HD800의 성향이 내가 찾던 바로 그것이다. 정말 대단한 헤드폰이다. 학교로 와서 udac2se에 물려, 그라도와 HD800의 비청을 해본다. 그라도도 워낙 실력이 있는 놈이라 만만치 않지만, 소리의 깊이에서 HD800이 앞서고 덜 피곤한 소리를 내어준다.

이제는 이 놈을 제대로 구동하기 위해 소스부를 보강해야 하나? 지금 쓰는 구성은 스타일오디오의 사파이어+T2+HP100 조합이나 udac2se 단독으로 쓰는 것이다. 어차피 학교에 있는 오디오를 정리하기로 맘 먹었으니, 그 놈들을 처분하여 스베트라나2 앰프와 블라델리우스/린데만 dac으로 가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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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eani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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