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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본 기사는 투데이신문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www.ntoday.co.kr)

 

리얼돌, 인간을 흉내 낸 인형이다. 그 인간 유사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환호하고, 또 분노했다. 기술은 스스로를 창조하려는 인간의 오랜 욕망 실현에 한발 다가섰지만, 인간의 도구화 등 새로운 문제 역시 드러내고 있다. 리얼돌은 인간의 정의까지 다시 생각하게 할 새로운 존재 탄생의 시작점일 것이다. 앞으로 다가올 파도를 우리 사회는 잘 준비하고 있을까. 이에 <투데이신문>은 지난해 불거졌던 리얼돌 논란을 되짚어보고, 리얼돌 판매업체·관련 교수들을 만나 리얼돌 논란의 핵심 쟁점과 앞으로의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이화여대 신상규 교수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한관우 인턴기자】 리얼돌 이전에 공기인형이 있었다. 공기인형은 마치 풍선처럼 공기를 주입하는 형태로 여체를 조악하게나마 흉내 냈지만, 그 모습으로 때론 웃겨 보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어느샌가 공기인형은 마냥 웃어넘기기 어려운 문제가 돼버렸다. 이제 공기인형은 피부를 실리콘으로 갈아입고 피부의 질감, 세부적인 묘사들도 가능한 리얼돌로 돌아왔다.

리얼돌은 아직 모습만을 어느 정도 구현했을 뿐이다. 향후 움직임이 추가되고 심지어 의사소통이 가능한 로봇이 탄생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이미 해외에선 AI(인공지능)와 리얼돌을 결합하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이미 리얼돌 만으로도 우리 사회는 충분히 흔들렸다. 지금은 그저 인형에 불과하다지만 리얼돌은 인공지능 로봇이 돼 돌아올 것이다. 그때를 위해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할까.

전문가들은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를 듣기 위해 본지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최초로 신설된 포스트휴먼 융합인문학 협동과정의 학과장을 맡고 있는 신상규 교수를 만났다.

ⓒ투데이신문

리얼돌, 인정하고 개선해나가야

신 교수는 리얼돌에 대해서 마냥 부정적인 시선만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바라봤다.

“리얼돌에 대해 긍정, 부정으로 단정하긴 힘들다. 우려해야 할 지점도 분명히 있지만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필요도 있다. 리얼돌이 분명 욕구 문제와 연관돼 있지만 그 이상의 측면도 분명 존재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리얼돌이 인공지능 로봇으로 발전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것이 가질 수 있는 사회적 기능과 삶에 끼칠 변화 등을 좀 더 들여다봐야 한다.”

또한 그는 리얼돌이 묘사하고 있는 여성의 모습에 대해선 경계했지만, 이 문제가 여성들이 우려하는 만큼 심각하지는 않으리라 전망했다.

“리얼돌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의견도 일리가 있다. 여성에 대한 과도한 성적 대상화, 리얼돌이 지니고 있는 여성의 ‘전형적인 모습’ 등이다. 리얼돌이 묘사하는 여성은 현실의 여성과는 괴리가 있다. 전형적이고 과장된 여성의 이미지인데, 이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여성성에 대한 정형화된 스테레오 타입과 이미지를 파괴시켜야 한다. 문제가 없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문제가 과거의 관점에서 봤을 땐 잘못된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큰 문제가 아닌 경우가 있다. 가령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빠져 정상적인 성장과 사고가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데, 물론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모든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아주 심각한 위험은 아니다.”

신 교수는 이미 하나의 현상으로 뿌리내린 리얼돌을 거부하기 보다는 받아들이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생길 수 있는 문제가 있다면 부분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하지만 현상 그 자체는 받아들여야 한다. 어떻게 이 현상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갈 것인지를 궁리해야지, 금지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로봇이 마음을 가질 수 있다?

해외에선 이미 리얼돌에 AI를 탑재해 간단한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신체적인 쾌락을 주는 것 이상의 시도를 하고 있는 중이다. 인공지능 로봇으로 발전하게 된다면 리얼돌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을까.

인간과 인간 사이의 성관계에선 서로 동의하는 일이 중요하다. 리얼돌은 동의하는 과정이 생략돼 있어 위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신 교수는 이에 대해서도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의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리얼돌에 대해 취하는 태도가 다른 인간관계에서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인데, 이는 조금 과장이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런 경우가 전혀 없다고 볼 수 없다. 그렇지만 비슷한 예로 폭력적인 게임을 하면 폭력적이고 생명을 경시하게 된다는 주장이 있는데, 사회심리학적 조사 결과 폭력적인 게임과 실제 폭력 사이의 경험적 증거는 한 번도 증명된 적이 없다. 우려할만한 지점이기에 아이와 같이 미성숙한 사람들에겐 보호자를 통해 위험성을 고지하는 등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리얼돌에 대한 태도 때문에 다른 사람을 폭력적으로 대하게 된다는 주장은 다소 비약이 있다고 생각한다.”

인공지능 로봇이 발전한다면, 과연 이것이 감정과 마음을 가질 수 있는가 하는 의문에 부딪힐 수 있다.  리얼돌이 목표하고 있는 ‘반려로봇’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도 정서적 교류다. 신 교수는 로봇의 감정 여부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기계 역시 마음을 지닐 수 있으며, 사람의 마음만이 마음의 모든 형태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우리는 감정을 내면의 상태로 생각한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선 감정이 주관적이고 내적인 상태에 그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신체적 반응을 포함한 상대방과의 상호작용 자체가 감정이다. 우리는 감정을 향유하는 것이 인간뿐이라고 생각했지만, 최근 들어 동물도 감정의 영역 안에 들어왔고, 기계도 충분히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계가 우리와 동일한 마음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인간의 마음이나 정신이 유일한 방법일 필요는 없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마음은 지구상에서 진화의 생물학적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생물체가 가진 마음인데, 이는 철학적으로 ‘가능성’의 영역에서 한 가지 가능성이 실현된 것뿐이다. 유일한 가능성일 필요는 없다. 즉 마음과 ‘인간의 마음’은 다른 것이다. 마음 안에 인간의 마음 역시 포함된다.”

로봇의 발전으로 기계가 인간을 대체해 인간을 소외시킬 것이라 우려도 있다. 신 교수는 기계가 인간과의 관계를 대체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만을 정상적이라고 생각해 인간과 기계와의 관계를 무시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인간소외의 측면도 있다. 리얼돌 등이 발전함에 따라 굳이 인간을 만나지 않아도 인간과의 관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욕구를 해소할 수 있게 된다. 성적 욕구 해소뿐만 아니라 관계적 욕구도 해소할 수 있다. 문제는 우리가 인간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만 인간과 기계의 관계는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는 인간과 기계의 관계에서 기계를 수동적으로만 보기 때문이다. 현재의 리얼돌은 분명 그렇지만, 인공지능의 발전은 수동성을 초월하게 할 것이다. 우리가 인간과 기계의 관계를 정의할 때 사용하는 개념들이 있다. 이는 일종의 프레임으로써 작용하고 기술과의 관계에서 인간소외를 논할 때도 이미 그 프레임이 들어와 있다. 현실이나 미래를 표현하지 못하는 과거의 언어들로 문제를 설정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화여대 신상규 교수 ⓒ투데이신문

구시대적 담론에 갇혀선 안돼…새로운 언어 필요

이처럼 인공지능 기술들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고 있던 것들에 대해 도전할 것이라고 신 교수는 전망했다.

“인공지능 기술들이 던지는 도전은 단순히 똑똑한 기계의 탄생뿐만 아니라 결국 우리의 감정, 생각이 무엇이냐, 감정으로 상대방과 동반자적 관계를 맺어가는 것이 무엇이냐다. 우리가 너무나 상식적으로 쉽게 받아들이고 있던 패러다임이 무너지고 있다.”

특히 그는 현대 사회는 과거와는 달리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 패러다임의 전환도 빨라져 그에 따른 총체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대 사회에 살아가는 노인 세대와 청년 세대의 차이는 과거로 따지면 500년에 준하는 차이가 난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은 세상을 인식하는 망 자체가 다르다. 세상의 문화적 습관, 구조 자체가 달라지기에 문제를 단편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기술 문제에 접근하기 위해 신 교수는 우리가 지금껏 가져왔던 구시대적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랑이나 결혼에 대한 생각도 역사적으로 바뀌어 왔다.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사랑과 성에 대한 관점은 18~19세기의 관점이다. 이 전형적인 생각에 균열이 일고 있다. 이 균열이 가장 먼저 드러난 것이 LGBTQ(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퀴어 등을 통합해 지칭하는 말)로 대표되는 성 소수자들이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하면서이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성소수자에 대한 담론을 피해야 할 담론처럼 보수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런 구시대적 생각들이 바뀌어야 한다.”

리얼돌을 둘러싼 이야기들도 여전히 과거의 프레임에 매몰돼 있다며 지적했다.

“리얼돌에 관련된 많은 논의들도 과거의 언어들의 답습이라고 생각한다. 리얼돌처럼 성에 관련된 이슈는 그간 사회적으로 금기시돼 왔던 영역이기에 조금만 잘못 말한다면 매도 당하기 쉽다. 이미 사회적으로 형성돼 있는 프레임에 포획되지 않고 논의를 풀어가야 하지 않을까. 고정된 과거의 언어로 토론하는 것은 현실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신 교수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선 새로운 사고방식과 사회적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새로운 담론·언어·이론·사고방식을 만들어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변화를 정확하게 정리하고 그 속에서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제적인 수준의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사고방식을 바꾸는 것은 개인이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훨씬 더 정치적인 문제이기에 작은 것들부터 조금씩 바뀌어나가야 한다. 기술에 대한 대응은 기술적 장단점에 대한 단기적 대응이 될 것이 아니라 정치사회적 수준에서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

그간 리얼돌은 금지·허용의 두 갈래 길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신 교수는 이분법적 판단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향후 등장할 인공지능 로봇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성숙한 사회적 대화와 조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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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뉴스·상생과통일포럼, 제13차 경제산업포럼 ‘AI와 포스트휴먼’ 성료 - 인더스트리뉴스

금요일, 10월 25, 2019

11:17 오전

클리핑 출처: http://www.industr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5039

정·재·학계 주요인사 대거 참석… 전문가 “인공지능과 더불어 살아갈 미래사회, 반드시 대비해야” 입 모아

[인더스트리뉴스 이주야 기자] 폴리뉴스와 상생과통일포럼이 ‘AI와 포스트휴먼’을 주제로 공동주최한 제13차 경제산업포럼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10월 24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 컨벤션홀에서 진행된 이번 포럼은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따른 미래사회 변화에 대한 전망과 이를 대비하기 위한 우리의 자세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준비됐다. 특히 기술을 바탕으로 해석하는 일반적인 관점과 달리 인문·사회·정치적 관점에서 미래사회에 대한 분석과 의견이 제시될 것으로 알려지며 큰 관심을 모았다.

제13차 포럼이 ‘AI와 포스트휴먼’을 주제로 10월 24일 개최됐다. [사진=폴리뉴스]

이번 포럼은 신상규 이화여대 이화인문과학원 교수가 기조발제를 했으며 사회는 이중원 서울시립대 철학과 교수가 맡았다. 패널로는 김재희 을지대 교양학부 교수, 이상욱 한양대 철학과 교수, 구본권 한겨레신문 선임기자가 참여했다. 경제, 금융 관련 내용을 다뤘던 기존 포럼과 달리 미래사회를 주제로 개최돼 향후 포럼의 주제 폭을 다양하게 넓힐 계기를 마련하는 등 의의를 더했다.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정계에서 상생과통일포럼 상임고문 정세균 전 국회의장, 포럼 공동대표인 정우택 자유한국당 전 원내대표,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 박순자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참석했다. 또한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 이병철 신한금융지주 부문장, 양현근 한국증권금융 부사장, 박준희 아이넷티비 회장, 조용택 KT 전 부사장 등 학계, 언론계, 대기업·중견·중소기업 CEO와 임직원을 포함한 재계 인사 100여명이 참석했다.

상생과통일포럼 상임운영위원장인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이번 포럼에서는 이미 우리의 일상에 침투해 있는 포스트휴먼 시대의 명암을 조명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우리의 대응은 어떠해야 하는지 함께 모색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포럼 상임고문인 정세균 의원은 축사를 통해 “인공지능이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사회를 인공지능에 맡겨도 될지 의문과 과제를 갖게 하는데 이번 포럼을 통해 우리의 자세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귀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포럼 공동대표인 정우택 의원은 “상생과통일포럼은 지난 5년간 다양한 주제로 한국 사회에 공론의 장이 돼 왔다”며, “이번 포럼은 특별히 AI를 주제로 담은 만큼 미래사회를 준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민병두 의원은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미래가 올 것”이라며, “이번 포럼에서 의미있는 주제를 제시해준 것에 대해 감사한다”고 인사했다.

박순자 의원은 “AI가 머지않아 우리 일상에 녹아들 것이라는 점은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며, “앞으로 우리나라 미래 발전을 위해 함께 겪어야할 문화·산업·경제·예술분야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관석 의원은 “새로운 분야인 ‘AI와 포스트휴먼’을 주제로 좋은 말씀을 청취해 국회활동에 많은 참고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기조발제에 나선 신상규 이화여대 이화인문과학원 교수는 먼저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에 대해 설명했다. 신 교수는 “‘4차혁명’이란 산업과 경제, 정치를 넘어 훨씬 더 근본적인 수준의 변화를 뜻한다”며, “특히 인간과 기계, 자연적인 것과 인공적인 것 사이의 이원적 구분이 해체되면서 사회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래 사회의 핵심은 ‘공존’으로 인간과 비인간 간의 공존을 유지하고 인공지능보다 인간이 우월하다면 우리는 그들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책임을 져야한다”며 기조발제를 마쳤다.

패널토론에서 패널들은 ‘AI와 포스트휴먼’을 주제로 미래 사회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사진=폴리뉴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사회를 맡은 이중원 교수와 김재희 교수, 이상욱 교수, 구본권 기자 등 패널들은 ‘AI와 포스트휴먼’을 주제로 미래 사회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첫 토론자 김재희 교수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인간의 활동을 노동으로 여기고 임금으로 계산하는 노동중심사회라고 말할 수 있다”며, “앞으로는 기계가 인간을 대신해 노동을 하는 탈 노동의 시대로 나아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어 “포스트휴먼의 사회에서는 삶의 패러다임이 노동에서 기술적 활동으로 바뀔 것”이라며, “포스트 휴먼화는 피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으로 우리는 앞으로 인공지능을 이해하고 통제하며 주체성을 지켜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을 이어간 구본권 기자는 “기술 발달은 기계가 인간과 유사하거나, 더 뛰어난 인식과 판단, 실행 능력을 갖추게 되는 ‘포스트휴먼 시대’를 불러왔다”며, “로봇과 인공지능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자신의 대리수행자로 활용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격차가 전례 없이 확대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사회가 기술을 제대로 통제해야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다”며, “사회 구성원 전체의 논의와 참여로 기술권력을 합리적이고 민주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이상욱 교수는 “인간 지능과 다른 인공지능 등장의 맥락에서는 인간중심주의 시각에서 이해되던 인문주의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인류의 미래를 고려하면 ‘낯선’ 인공지능 시대의 포스트휴머니즘은 점진적이고 사회구성적 방식으로 인류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려는 ‘태도’로 이해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 교수는 “인간만이 존엄하다는 생각처럼 21세기 맥락에서 설득력이 떨어지거나, 인간만이 권리를 갖는다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생각을 끊임없이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재평가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4년 제1차 포럼을 시작으로 금번 13차까지 이어진 상생과통일포럼과 폴리뉴스의 공동포럼은 정치・경제계 저명인사 초청강연과 전문가토론 등을 통해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현안 등을 점검하고, 방향을 모색하는 열린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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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뉴스-상생통일 13차 경제포럼] 신상규 교수 “4차 혁명, 인간 삶 변화시킬 것…‘공존의 윤리학’ 명심해야”

목요일, 10월 24, 2019

1:02 오후

클리핑 출처: http://www.polinews.co.kr/news/article.html?no=427904

▲ 신상규 이화여대 이화인문과학원 교수가 24일 여의도 CCMM빌딩 12층에서 열린 ‘폴리뉴스-상생과통일포럼 제13차 경제포럼’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은재 기자>

[폴리뉴스 김기율 기자] 신상규 이화여대 이화인문과학원 교수는 24일 여의도 CCMM빌딩 12층 컨벤션 홀에서 열린 ‘폴리뉴스-상생과통일포럼 제13차 경제포럼’에 참석해 “인간의 삶 전반을 변화시킬 ‘4차 혁명’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공존의 윤리학’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이날 기조발제에서 “‘4차 혁명’이란 4차 산업혁명이 대두되기 훨씬 이전부터 사용되던 개념”이라며 “산업과 경제, 정치를 넘어 훨씬 더 근본적인 수준의 변화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인간과 기계, 자연적인 것과 인공적인 것 사이의 이원적 구분이 해체되면서 현재의 생활체계에서 인간을 중심으로 적용되는 많은 개념 범주나 그와 연관된 상식적 판단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버클리 대학 인포메이션 사이언스 학자들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류는 2015년 기준 8제타바이트의 데이터를 축적했다. 이는 20세기 초 컴퓨터의 발명전까지 인류가 기록한 데이터(12엑사바이트)의 수천 배에 달하는 수치다.

신 교수는 해당 연구결과와 루치아노 플로리디 영국 옥스포드 대학교 철학교수의 ‘하이퍼히스토리(Hyperhistory)를 함께 소개하며 “문자와 기록의 발명으로 시작된 역사시대가 데이터 정보기술의 발전으로 종말하고, 최근에는 그 엄청난 양의 정보로 인해 ICT의 자율적 정보처리 능력이 필수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디지털 정보기술은 인간의 본성 뿐 아니라 세계의 본성, 인간과 세계의 상호작용을 근본적으로 변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맥스 테그마크 교수는 ‘라이프(Life) 3.0’을 통해 생명의 발전단계를 ▲생물학적 단계(라이프 1.0) ▲문화적 단계(라이프 2.0) ▲기술적 단계(라이프 3.0) 등 3가지로 구분했다. 이 가운데 ‘라이프 3.0’은 소프트웨어(정신) 뿐 아니라 하드웨어(신체)도 재설계할 수 있으며, 세대에 걸친 생물학적 진화 과정이 불필요한 단계다.

신 교수는 “과학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개인의 능력이 어느 시대보다 확대됐다”면서 “인간의 기계화뿐만 아니라 ‘기계의 인간화’도 함께 진행되고 있어, 결국 인간과 기계의 기본적 특성이 수렴하는 상황을 맞게 될 것”고 말했다.

그는 “전통적인 방식의 인공지능(AI)이 아닌 신경망 AI, 즉 학습을 통해 성장하는 인공지능이 ‘라이프 2.0’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면서 “구글의 자동화 머신러닝 등 인공지능을 만드는 인공지능이 출현하면 ‘라이프 3.0’의 특성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신상규 이화여대 이화인문과학원 교수가 24일 여의도 CCMM빌딩 12층에서 열린 ‘폴리뉴스-상생과통일포럼 제13차 경제포럼’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은재 기자>

신 교수는 생명활동 유기체로서의 인간과 기계의 구분이 점차 무의미해질 것이라며 관계 재설정을 위한 하나의 프레임으로 ‘포스트휴먼’을 제시했다.

그는 “포스트휴먼의 형상은 유전적으로 강화된 인간, 전자장치와 결합한 사이보그 등 인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 로봇, 스마트 환경(IoT), 유전·기술적으로 변형된 동물 등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인간과 비인간, 생명과 기계, 마음과 물질, 자연과 인공의 경계선이 무너지거나 다시 정의되면서 자기 인식의 양상이나 타인 혹은 비인간과 관계 맺는 방식, 생태적 환경인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방식 등이 과거와는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 교수는 포스트휴먼을 전유하는 두 가지 방식으로 ‘트랜스휴머니즘’과 ‘비판적 포스트-휴머니즘’을 들었다.

그는 “트랜스휴머니즘은 과학기술을 통해 인간의 수명·신체·지적능력 등을 인위적으로 높이자는 주장으로, 근대 휴머니즘의 연장선상일 뿐”이라며 “인간 종족주의 등 21세기 초의 모든 삶의 양식을 비판하고 새로운 삶의 형태를 재발명해야 한다는 비판적 포스트-휴머니즘이 더 건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인간을 중심으로 한 비인간과의 위계를 해체하는 동시에 조화로운 공생을 모색하는 ‘공존의 윤리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자연은 인간의 행복과 목적을 위해 마음대로 착취하고 점유하는 대상이었지만, 앞으로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상호의존적인 인간은 다양한 형태의 주체들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인간 사이에서도 당연히 공존을 유지해야 하고, 비인간과도 조화와 공생을 모색해야 한다”며 “인간이 ‘라이프 3.0’이라는 우월한 지위를 가진 존재라면 사용자나 소비자가 아니라 관리자, 감독자로서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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