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철학의 제 이론(20131학기)

 

 

I. 강의의 목표와 내용

본 강좌에서는 최근 심리철학의 핵심적 문제라고 할 수 있는 지향성의 자연화 문제, 특히 그중에서도 밀리칸에 의해 대표되는 목적론적 의미론(teleosemantics)을 다룬다. 지향성(intentionality)의 문제는 심성 인과(mental causation)의 문제, 의식(consciousness)의 문제와 더불어 현대 심리 철학의 주요한 쟁점이라고 할 수 있다.

브렌타노(Brentano)(1) ‘어떤 것을 대상으로 가리키는 능력을 모든 심적 현상이 갖는 특질로 보고, (2) 어떠한 물리적 현상도 이와 유사한 특성을 보여주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영미철학의 지향성 문제는 (1)에 해당하는 심성적 상태가 갖는 관함(aboutness)’을 해명하는 것이다. 현대 심리철학의 논의는 기본적으로 모든 심리 현상은 모종의 물리현상에 불과하다는 넓은 의미의 물리주의를 그 바탕에 깔고 있다. 지향성의 자연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소위 환원불가능성 논제라고 불리는 브렌타노의 주장 (2)를 논박하면서, 지향적인 상태나 이들이 가지고 있는 지향적, 의미론적 성질들을 물리적 세계의 건실한 일원으로 편입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지향성의 자연화 시도는 기본적으로 심리적 상태가 갖는 지향적, 의미론적 특징에 대한 환원적 설명으로 이루어진다. 즉 지향성의 자연주의란 표상, 믿음, 욕구와 같은 지향적 현상들이 세계를 구성하는 원초적이고 기본적인 성질 혹은 관계가 아니라, 비지향적 혹은 비의미론적인 모종의 자연적 (경험과학적) 성질 혹은 관계를 통하여 구성되거나 해명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향성의 자연화 시도는 크게 두 갈래로 구분할 수 있다. 그 하나는 포더나 드레츠키에 의해서 대표되는 인과적, 공변적 이론으로, 표상적 관계를 표상하는 상태와 표상되는 대상사이에 성립하는 모종의 법칙적인 인과관계나 co-variation의 관계로 환원하려는 시도이다. 이런 방식의 이론이 갖고 있는 난점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나온 것이 바로 기능개념에 호소하는 목적론적 이론이다. 목적론적 입장을 옹호하는 대표적인 철학자들로는 드레츠키, 밀리칸, 퍼피뉴, 니앤더, 갓프리-스미스 등이 있다.

이번 학기에는 공변이론의 약점이 무엇이며, 목적론적 의미론이 제시하는 대안은 무엇인지와 함께, 목적론적 의미론과 관련한 최근의 논의들이 무엇인지를 살펴본다.

 

 

II. 교재 및 참고문헌

1. Graham Macdonald and David Papineau, Teleosemantics, Oxford(2006)

 2. 신상규, 의미론적 규범의 자연화에 대한 목적론적 전략, 철학과 현실 57, 2003. 6, pp.194-210

  늪지인간과 지향성, 철학적 분석 8, 겨울, 2003.12, pp.29-61

믿음내용의 고정에 대한 진화론적 접근, 철학 79, 2004.5.31, 여름, pp.237-255

표시와 기능, 철학적 분석 14, 겨울, 2006.12.31, pp. 141-169

의미에 대한 진화론적 설명과 연언문제, 철학적 분석, 16, 2007.12 겨울, pp.143-171

 

참고문헌:

Buller, D. J., eds. (1999) Function, Selection and Design, Albany: SUNY Press

Cummins, R. (1975) "Functional Analysis", Journal of Philosophy 72. 741-765. Reprinted in Buller (1999)

Dretske, F. (1986) "Misrepresentation" in Stitch and Warfield (1994)

Dretske, F. (1995), Naturalizing the Mind, MIT Press, Cambridge.

Fodor, J. A. (1981) Psychosemantics, Cambridge: MIT Press

Fodor, J. A. (1990) A Theory of Content and Other Essays. Cambridge: MIT Press

Kripke, S. A. (1982) Wittgenstein on Rules and Private Language, Oxford: Basil Blackwell

Millikan R. G.(1984) Language, Thought, and other Biological Categories, Cambridge: MIT Press

Millikan, R. G.(1993) White Queen Psychology and Other Essays for Alice, Cambridge: MIT Press

Stitch, S. P. and Warfield, T. A., eds. (1994) Mental Representation: A Reader, Cambridge: Blackwell

 

 

III. 일정과 강의방식

학기의 전반부는 신상규가 쓴 논문을 중심으로 목적론적 의미론의 핵심 주장이 무엇인지에 대한 소개를 겸한 강의를 할 것이다. 학기의 후반부는 MacdonaldPapineau가 편집한 Teleosemantics에 실린 논문들을 학생들이 발제하고 논의하는 세미나로 진행될 것이다. 자세한 각 주차별 진행 순서는 개강 시에 따로 안내한다.

 

모든 수강생은 학기 중에 최소 한 번 이상의 발제를 하게 될 것이며, 다른 사람 혹은 자신이 발제한 내용과 관련하여 4-5페이지 분량의 간단한 소논문을 작성하여야 한다. 소논문은 자신이 논의하고 싶은 문제나 내용을 간략히 정리하고, 이에 대한 자신의 비판적 평가나 입장을 논증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 소논문을 발전시켜 학기말 페이퍼로 제출할 수도 있다.

 

IV. 성적 평가

발제 및 세미나 참여: 30%

발제와 관련된 짧은 소논문: 20%

학기말 페이퍼: 50%

Posted by deanima
,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 물릴 휴대용 해드폰을 물색중. 지금 쓰는 bose ae2도 나쁘지는 않지만, 베이어의 t70p와 젠하지져의 모멘텀이 눈에 들어옴. 소리는 t70p가 훨씬 나을듯 싶지만, 아웃도어에서 쓰고다닐 것을 감안하면 아무래도... 일단 젠하이져를 질러봄.



젠하이져 모멘텀


  t70p

'디지털 라이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메리디안 익스플로어 사용기 1부  (0) 2013.03.22
헤드폰 비교 청음  (0) 2013.03.18
NX20  (0) 2012.09.23
코드 투칸  (0) 2012.04.22
스베트라나2  (1) 2012.04.09
Posted by deanima
,

생명공학과 관련된 윤리적 이슈에 대한 미국의 보수적 정치학자 프란시스 후쿠야마의 분석 중 한 부분입니다. 어제 대선 결과를 보고 갑자기 이 구절이 생각나서 옮겨봅니다.


---------------------------------------------------------------


생명공학을 통한 생명연장은 선진국의 뚜렷한 출생률 감소와 맞물려, 사회적 위계질서의 관리와 관련한 사회의 내부 구조에 극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위계적 행동은 인간의 본성에 내재하는 것으로 사회적 위계는 결코 제거될 수 없는 성격을 띤다. 인류는 가장 가까운 영장류와 마찬가지로 본질적으로 지위를 의식하는 동물이며 유년기에서부터 당혹스러울 정도로 다양한 지배적 위계질서 속에서 스스로를 조직한다. 이러한 위계질서는 대부분 연령에 따라 서열이 매겨진다. 많은 사회에서 연령이 신체적 용감함, 학습, 경험, 판단, 성취 등과 관련하는 한에서는 연령에 따른 위계질서는 주로 기능적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일정한 연령을 넘어서면, 나이와 능력의 상관관계는 역전되기 시작한다. 역사적으로 기대수명은 대부분 40대나 50대에 머물렀기 때문에, 사회는 정상적인 세대 간의 계승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19세기 후반에 들어와서야 고령자가 점점 많아지면서 강제 정년이 광범위하게 실시되었다.
생명연장은 기존의 연령에 따른 위계질서에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하게 된다. 위계질서는 기본적으로 피라미드 구조를 가정하기 때문이다. 밑에서 대기하는 경쟁자들은 이전 세대의 죽음을 통해 상위서열로 올라가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인위적 제약을 통해 가령 모든 사람은 65세가 되면 은퇴할 ‘권리’가 있다는 식의 광범위한 믿음을 통해 촉진된다. 그러나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70, 80대까지 생존해서 일을 하게 된다면, 이전 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길을 비켜주는 자연적인 경향은 붕괴되고 3세대, 4세대, 심지어 5세대가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미 종신직 제한에 관한 헌법상의 규정이 전무한 권위주의적 정권에서 세대 간 계승 지연이 미치는 끔찍한 결과를 보아왔다.
좀 더 민주적인 능력주의 사회에서는 전성기가 지난 지도자나 사장, CEO를 제거하는 제도적 메커니즘이 존재한다. 그러나 문제는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 문제는 위계질서의 최상위 집단이 지위나 권력을 잃고 싶어 하지 않으며, 종종 상당한 권력을 이용해 자신들의 지위를 보호한다는 사실에 있다, 따라서 개인적인 차원에서 그들을 제거하려고 애쓰기 전에 연령과 관련된 능력의 감소를 공정한 형태로 선언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나이와 관련해 수많은 정치적 공정성(political correctness)이 존재한다. 이제 연령차별은 편견의 배척이라는 신전에 입장해 인종차별주의, 성차별주의등과 나란히 자리를 잡고 있다. 그러나 세대 간 계승이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많은 이유가 있다. 그 가운데 중요한 이유는 세대 간 계승이 진보와 변화를 가져오는 중대한 원동력이라는 점이다. 그 이유는 자명하다. 동일한 연령집단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대공황, 제2차 세계대전, 성혁명과 같은 주요한 인생의 사건들을 함께 경험하기 때문이다. 일단 사람의 인생관이나 기호가 이런 경험에 의해 형성되면 작은 부분에서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지만, 근본적인 시각을 바꾸기는 매우 어렵다.


-------------------------------------------


p.s. 세대 간 골이 이렇게 깊이 나타나는 것은 비단 급속한 노령 사회화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기술발전에 따른 급속한 변동은 역사에서 전례를 찾을 수 없는 수준으로 점점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인류가 10만년 동안 겪었던 변화보다 더 급속한 사회문화적 변화를 우리는 10-20년 사이에 겪고 있습니다. 50년 전이라면 아무리 세대가 달라도 세상에 대한 기본적 경험 공간이 비슷했지만, 이제 젊은 세대와 노령 세대는 문자 그대로 서로 전혀 다른 경험적 세계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즉 이들은 전혀 다른 기준과 가치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서로 이질적인 인류들입니다. 이런 경향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악화되겠지요. 이때 과거의 프레임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미래 세대의 운명을 결정짓는 일은 결코 아름답거나 바람직해 보이지 않습니다. 현재를 이루어낸 과거 세대의 노고를 존중하는 일과, 앞으로 미래세대가 살아가야 할  바람직한 미래의 프레임이 무엇일지를 결정하는 일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 생각합니다. 이는 우리들이 노령 세대가 되어도 마찬가지이겠지요. 이번 선거 결과를 보면, 나이에서 오는 지혜로운 충고가 아니라 거의 노추에 가까운 독선과 아집을 보는 것 같아 착잡합니다. 아름답게 물러날 때를 아는 것이 어쩌면 나이가 줄 수 있는 경륜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일상의 기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할아버지  (0) 2020.06.07
옛날 운정역  (0) 2011.04.15
일리 캡슐커피  (0) 2010.10.27
세대별 투표  (0) 2010.06.04
연구소  (0) 2009.12.08
Posted by deanima
,